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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3.04 日 낡은 철도 화물기지, 친환경 복합타운으로
ARCHI./INFOR.2010. 3. 4. 22:47
日 낡은 철도 화물기지, 친환경 복합타운으로
업무 + 문화 + 녹지
서울ㆍ청량리ㆍ영등포역, 주상복합 건물만 즐비

http://news.mk.co.kr/outside/view.php?year=2009&no=491168
◆일본 도심재개발에서 배운다 ②◆ 

회랑식으로 모든 건물을 연결하는 시나가와역 동쪽 오피스타운 공중 보행데크.
철도가 발달한 일본 도심 철도역 주변은 해마다 경관이 바뀐다. 화물 창고와 철도 차량 기지 등 단조로운 풍경이 초고층 오피스, 유명 브랜드 상가, 고급 임대주택으로 개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것이 가능한 것은 교통여건이 좋고 유동인구가 많은 철도역 주변을 집중적으로 재생해야 도시 경쟁력이 생길 수 있다는 일본 정부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를 위해 철도역 유휴지를 합리적인 가격에 민간에 매각하고 용적률 등 규제를 완화해 개발 목표를 달성하고 있다. 

반면 서울역 청량리역 영등포역 등 한국 주요 도심 철도역 주변은 기반시설 정비 수준을 넘어서지 못해 디자인이 획일적인 오피스빌딩과 주상복합이 모여 있는 단조로운 경관을 보여주고 있다. 

대표적인 철도역 재생 사례로 꼽히는 곳은 도쿄 도심에 있는 시나가와역과 시오도메역이다. 시나가와역 동쪽 비즈니스타운은 비오는 날에도 우산이 필요 없다. 역사와 고층 오피스빌딩들이 회랑처럼 시가가와역과 모두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연결 통로에 늘어선 다양한 점포와 식당, 카페 등 상업시설에는 평일 오후에도 수많은 고객들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화려한 오피스타운으로 변신한 시나가와역 주변은 원래 7만2900㎡에 달하는 철도 화물기지였다. 노른자위 땅을 화물기지로 방치하는 것은 낭비라는 여론으로 재개발 논의가 있었고 1998년 제정된 재개발지구계획제도를 처음으로 적용해 재생 사업이 시작된다. 

고층 빌딩 사이로 조성된 시나가와역 주변 공원.
10개 업체가 참여한 컨소시엄이 JR 측에서 토지를 낙찰받아 개발을 시작했다. 지분에 따라 참여 업체별로 토지를 분할했으나 `개별과 전체적인 조화와 융화`를 기본 개념으로 삼아 건물과 거리, 공원 등 전체 경관을 종합 설계했다. 

역사를 나오면 이런 개발 컨셉트를 바로 확인할 수 있다. 말로만 듣던 공중 보행데크로 건물과 건물이 이어져 있다. 상업시설이 자리 잡은 저층부는 보행데크 곳곳에 투명 유리로 된 엘리베이터가 설치돼 층간 이동이 편하다. 1층은 나무와 꽃들이 울창한 공원이 눈을 시원하게 한다. 오피스와 상가에 근무하는 직원들은 시간이 날 때마다 공원을 거닐며 스트레스를 해소한다. 

많은 철도가 지나고 주요 도로가 인근에 있는 교통여건에 오피스타운 내 편리하고 쾌적한 여건을 선호한 큰 회사들이 속속 이곳으로 본사를 옮기고 있다. 미쓰비시상사, 미쓰비시중공업, 캐논마케팅재팬, 도카이여객철도 도쿄가 대표적인 입주 기업이다. 

시오도메 일대도 철도 화물기지가 변신한 오피스타운이다. 이곳은 도시재생긴급정비지역으로 지정되기 전에 도심 최대 유휴지 중 하나였다. 홍콩 퍼시픽 센추리그룹, 알다니사, 미쓰이부동산, 마쓰시타 전공 컨소시엄이 용지를 인수해 하루 25만명이 오가는 중심지로 바꿔 놓았다. 

다른 재생지구와 마찬가지로 용적률을 대폭 완화했고 주민을 위한 녹지 공간과 문화시설을 만들었다. 개발 자금은 용지와 건물 등 부동산을 증권화해 조달했다. 지하 입체보행시설을 비롯해 새로운 건축 기술을 적용한 대목도 눈길을 끈다. 지구 중앙에 위치한 랜드마크빌딩을 비롯해 니치테레타워와 시오도메타워 등 유명 건축물이 도심을 가로지르는 JR철도 옆으로 죽 늘어서 있다. 

히사코 이노우에 도쿄도 도시정책 담당자는 "도심 재생 속도를 높이기 위해 철도역 주변 대규모 국유지를 과감하게 민간에 매각하고 정책 목표에 적합한 개발을 유도하고 있다"며 "도쿄역과 유라쿠초역, 환상2호선이 있는 신바시 주변 등도 이런 방식으로 재생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비해 한국 철도역 주변 개발은 아직 걸음마 수준이다. 

서울역 청량리역 영등포역 등 서울 시내 큰 철도역 개발 청사진을 보면 주변 기반시설 정비 수준에 그친다. 상업과 업무, 주거와 문화, 녹지공간이 있는 복합탄운 개발 방안은 찾아 볼 수 없다. 대부분 역사에 쇼핑시설을 넣고 모양이 비슷한 오피스빌딩과 주상복합을 짓는다는 것이 전부다. 공원과 문화시설은 법에 정한 최소 면적만을 할애할 뿐이다. 그나마 재생 개념을 도입해 개발하려고 하는 용산 역세권은 보상 단계부터 난항에 직면해 고전하고 있다. 서울역에서 용산역에 이르는 철길을 지하로 집어 넣고 지상공간을 녹지공원으로 활용한다는 구상도 아이디어만 있을 뿐 구체적인 액션프로그램이 마련되지 못하고 있다. 

도심 재생 전문가들은 지금부터라도 개념을 바꿔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수익성만을 중시해 지역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획일적인 개발에서 역사와 문화, 자연을 살릴 수 있는 재생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전문가는 "일본과 한국 철도역 환경에 차이가 있어 일본 도심 재생 기법을 그대로 적용할 수는 없다"면서도 "그러나 도심에서 가장 큰 유휴지인 철도역 주변 시설을 더 가치 있게 개발하려면 큰 틀에서 도시를 다시 살리는 방향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도쿄 = 장박원 기자]


Posted by 살구ISU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