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CHI./INFOR.2010. 3. 4. 22:48
강가 버려진 창고, 강물 흐르는 첨단빌딩 탈바꿈
日후쿠오카 `캐널시티`ㆍ기타큐슈 `리버워크`
서울시 추진` 한강르네상스` 벤치마크로 꼽혀

◆일본 도심재개발에서 배운다 (3)◆ 

주변에 흐르는 강물을 건물 안으로 끌어들여 자연과 조화를 극대화한 후쿠오카 캐널시티 모습.
도쿄에서 약 30㎞ 떨어진 요코하마는 도시 재생에 성공해 주변에서 중심지로 환골탈태한 곳이다. 특히 `미나토미라이21` 지역은 오래된 항구의 단점을 장점으로 바꿔 도심을 되살린 모범을 보여줬다. 후쿠오카 캐널시티와 기타큐슈 리버워크도 강 옆에 방치된 터를 활용해 도시 기능을 되살린 사례에 속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서울시가 이런 일본 프로젝트를 참고해 한강르네상스를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 개념 수립 단계에 머물러 있어 실현될 수 있을지는 좀 더 두고 봐야 한다. 현실적인 여건을 감안할 때 철도역과 같이 한강 주변도 아파트와 주상복합 등 주거중심으로 재개발될 가능성이 높다. 

반포 압구정 잠실 등 아파트 단지가 많은 곳은 더욱 그렇다. 

요코하마 `미나토미라이21`은 도쿄 도심에서 차량으로 약 1시간 달리거나 전철로 30~40분 가면 도착할 수 있다. 전철역에서 내리면 지하 통로와 에스컬레이터를 통해 대형 쇼핑몰과 호텔, 오피스가 입주해 있는 고층 빌딩으로 바로 이어진다. 주말이 아닌 오후인데도 세련된 스타일로 차려 입은 사람들로 북적댄다. 

`미나토미라이21`은 요코하마 도심에 있던 조선소ㆍ창고 용지와 매립지를 주변 지역과 연계해 재생시킨 곳이다. 

용적률을 완화해 건물을 높게 짓게 해 주는 대신 건축물 디자인과 녹지 조성 등 공공개발 목적을 실현하기 위한 공간을 마련하도록 했다. 

개발이 추진된 것은 1960년대까지 거슬러 올라가고 `미나토미라이21`이라는 이름도 1980년대 생겼지만 재생사업이 급물살을 탄 것은 2000년대 이후다. 아직도 `수변 활용`이라는 동일한 개념에 근거해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강과 물을 활용한 일본 도시 재생사업에서 빠지지 않는 사례가 후쿠오카 캐널시티와 기타큐슈 리버워크다. 도쿄 롯폰기힐스와 마찬가지로 캐널시티도 오랜 노력 끝에 결실을 본 사업이다. 개발회사와 지주, 지방자치단체가 셀 수 없이 많은 회의를 통해 개발과 관련한 합의점을 도출했다. 

그 결과 후쿠오카를 관통하는 강 바로 옆에 있던 버려진 방직공장 창고를 빌딩 안으로 강물이 흐르는 첨단 건축물로 탈바꿈시켰다. 지금은 연평균 130만명이 방문하는 명소가 됐다. 

캐널시티 개발을 총괄한 도 겐니치 후쿠오카 지쇼 이사는 "물과 바람, 공기 등 자연을 결합한 독특한 설계와 더불어 쇼핑도 하고 영화와 뮤지컬도 볼 수 있는 복합 기능을 적용한 것이 사람들을 유인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설명한다. 그는 "지금도 인구 성향 등을 분석해 입주 기업이 수익을 낼 수 있도록 마케팅 마스터플랜을 짜고 있다"며 "이런 사후 관리도 캐널시티를 유명하게 만든 밑거름"이라고 강조했다. 

백화점 창고로 방치됐다가 되살아난 리버워크는 주변 환경과 조화를 완결했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주변에 있던 성(城)과 공원을 고려해 개방감을 높였고 옆에 흐르는 강과 건물이 하나 되도록 한 것이다. 

이 프로젝트 설계를 담당했던 히라쓰카 노리아키 씨는 "개별적인 것으로 보였던 경관을 전체로 재인식할 수 있는 개념을 도입했다"며 "이는 수변공간이라는 조건을 충분히 활용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리버워크는 개발업체인 후쿠오카 지쇼가 지주들에게 위임을 받아 전체 사업을 대행했다. 또 부동산을 증권화해 자금을 조달했으며 언론사와 문화예술, 쇼핑, 대학을 한곳에 모았다. 

이런 노력에 힘입어 리버워크는 지방 도시에 위치했음에도 불구하고 하루 수만 명이 다녀간다. 

■ 한국형 첫 수변 재개발, 용산 한강로 순항할까? 

서울시도 수변공간을 활용한 도시 재생사업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아직 개념만 있거나 초기 단계에 머물고 있는 것이 대부분이다. 여의도와 뚝섬은 개발 방안만 나와 있다. 그나마 도심 개발 측면에서 실현 가능성이 가장 높은 곳이 용산에서 한강으로 이어지는 한강로 주변이다. 

한강로 개발은 한강에서 용산을 거쳐 서울역과 남산, 광화문을 연결하는 새로운 도심축 개발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한강로는 서울 중앙에 위치하고 앞으로 개발이 끝나면 강남 테헤란로와 더불어 서울을 대표하는 신흥 비즈니스 메카로 부상할 것으로 기대된다.업계에서는 용산국제업무단지를 비롯해 굵직한 도시 개발사업과 한강르네상스 등 친환경 도시 재생사업이 제대로 추진된다면 2017년 한강로 가치는 급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업무지구에는 높이 645m짜리 랜드마크빌딩이 들어서고 20~70층 규모 빌딩 30개 이상이 신라시대 금관 모양으로 건립된다. 주변에 있는 한강은 호주 시드니나 미국 뉴욕에 버금가는 미항으로 만들 것이라고 사업자 측은 설명한다. 또 지하로는 국제업무지구와 용산역, 용산공원, 한강까지 이어지는 용산링크가 조성된다. 

한강로 개발로 가장 큰 수혜가 예상되는 곳이 동자동이다. 한강에서 시작해 용산으로 올라가는 개발 축과 광화문에서 시작해 용산으로 내려오는 개발 축이 만나는 지점이기 때문이다. 이곳에서 가장 활발하게 사업을 펼치는 업체는 동부건설이다. 동자4구역과 2구역, 8구역을 재개발할 계획이다. 동부건설은 이런 입지를 고려해 일본 도심 재생 개념을 적용하기로 했다. 

2013년 완공을 목표로 개발이 진행되고 동자4구역은 `동부 센트레빌 아스테리움`을 통해 주거, 문화, 비즈니스, 자연이 공존하는 복합문화단지를 선보일 방침이다. 

최고 지상 35층짜리 총 4개동으로 건립된다. 단지 안에 공원과 은행, 병원, 영화관, 골프존 등 상업과 문화시설을 유치할 방침이다. 11월 분양이 예정돼 있다. 

[후쿠오카 = 장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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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살구ISUE